애플이 iPad를 통해 본격적으로 개화시킨 이후 다양한 안드로이드 및 윈도 우 기반 단말이 등장하면서 태블릿은 기존 노트북 시장 잠식이 표면화될 정도로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14년 태블릿 출하량은 전체 모바일PC 시장의 65%를 넘어서는 3 억 1,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2017년에는 모바일PC 시장의 75% 에 달하는 4억 5,500만대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의 가장 큰 배경은 가격의 하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구글과 아마존의 고사양 저가 태블릿에 이어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저가 태블 릿이 등장하면서 평균판매가는 2014년 311달러에서 2017년에는 296달러 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특히 신흥 시장에서 출시되는 태블릿의 절반은 200달러 이하의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가격하락과 업체간 경쟁 심화는 태블릿 시장에서도 높은 수익률 을 이룰 수 있는 니치마켓을 발굴하려는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9인치대가 주류를 이루었던 초기와 달리 이미 휴대성을 강조한 7인치대 태블릿이 대중화 단계에 들어셨으며, 기업 시장을 겨냥한 10인치 이상의 태블릿도 등 장한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1월의 CES 2014 행사에서 S펜으로 차별화되는 12.2인치의 ‘갤럭시노트 12.2 프로’를 발표하기도 했다. 기업시장과 더불어 태블릿의 니치마켓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 바로 키 즈(kids) 시장이다. 이미 일부 단말업체는 물론 완구업체나 교육용 콘텐츠 업체가 키즈용 태블릿을 출시하였으며, 드림웍스와 같은 애니메이션 업체 도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특히 키즈용 태블릿은 스마트러닝은 물론 다 양한 부가 서비스들과 결합되면서 ‘단말’과 ‘서비스’가 번들링되는 대표적 인 단말이 될 전망이다.
키즈용 태블릿 출시 현황
1. 낮아지는 스마트단말 이용연령과 증가하는 업계의 관심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유아용 애니메이션이나 교육용 동영상 콘텐츠는 물 론 게임이나 교육 목적의 다양한 모바일앱을 실행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교육용 단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용하는 유아 및 어린이는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모바일단말을 이용하는 0-8세 아동은 2011년 38%에서 2013년에는 72%로 크게 증가했다.2)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유아의 경우 평균 2.27세에 스마트폰을 처음 이용하기 시작하며, 최초 이용시기가 빠를수록 이용시간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데이터 요금제 가입이 필요해 단말 구입 이외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며, 최근 5인치 이상의 패블릿이 등장했으나 교육용 단말로 활용하기에는 크기가 작다는 점으로 인해 태블릿이 더 주목받고 있다. 실 제로 영국의 경우 Ofcom의 발표에 따르면 5~15세 어린이와 청소년의 휴 대폰 보급률은 2012년의 49%에서 2013년에는 오히려 43%로 2005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으나, 태블릿 보급율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고 있다.
특히 부모가 보유한 태블릿을 자녀가 이용하는 것이 아닌, 어린이의 취향 과 이용행태, 그리고 특화 콘텐츠가 결합된 키즈 전용 태블릿이 교육용 단 말로서 더 주목받고 있다.
이에 키즈용 태블릿을 출시하는 업체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특히 삼성전 자와 LG전자 등 기존 단말업체 이외에도 유아용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던 업체들이나 완구업체들이 자체 브랜드의 태블릿을 출시하고 있다. 교육용 콘텐츠 업체의 경우 자사 콘텐츠의 이용률을 높이고 추가 수익원을 발굴 하기 위한 시도로서 키즈 태블릿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완구 업체들은 축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완구시장의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사업으로서 키즈용 태블릿을 지목하고 있다.
전세계 장난감 시장 규모는 2007년 783억 달러에서 2010년에는 833억 달러 로 성장했으나, 2011년에는 전혀 성장하지 못하였다. 2012년에는 841억 달 러 규모로 소폭 성장하는 등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저연 령층 유아와 어린이들이 모바일단말을 이용하는 시간이 증가한 것을 원인 중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 이에 완구업체들은 키즈용 태블릿을 유아들을 위한 또 다른 완구의 하나로 포지셔닝하고 단말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 츠를 공급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2. 안드로이드 기반 키즈용 태블릿 사례
세계 최대의 단말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11월 국내외에서 7인치 의 갤럭시탭3를 기반으로 디자인과 UI를 대폭 개선한 키즈용 태블릿을 출시했다. 이 단말은 키즈용 콘텐츠 유통을 위해 구글의 앱스토어인 Play Store와는 별도의 모바일앱 유통채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앞서 국내 IT전문기업 가온디지탈은 안드로이드 4.0 기반의 키즈용 태블릿 ‘아이노리(iNORI)’를 지난 2012년 9월에 출시5)했는데, 이 제품은 특 히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뽀로로’와 ‘치로와 친구들’ 등 약 50만 원 상당의 애니메이션이 사전 탑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서도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키즈용 태블릿이 다수 등장했는데, Fuhu 社의 경우 ‘Nabi’ 브랜드의 키즈 전용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출시했고, 국내 에서도 2013년 5월부터 시판하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Polaroid社는 안드 로이드 기반의 7인치 태블릿 ‘Kids Tablet 2’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완구 업체인 Toys “R” US 역시 2013년 10월 안드로이드 기반의 키즈용 태블릿 ‘Tabeo e2’를 선보였다.
한편,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드림웍스는 이미 키즈용 태블릿을 출시한 Fuhu사와 협력해 변형 안드로이드(forked Android) 기반의 태블릿 출시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드림웍스는 NFC 태그가 탑재된 캐릭터 장 난감을 이용한 게임을 사전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통해 태블릿 과 디지털 콘텐츠 판매는 물론 캐릭터 상품 판매 증가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미 디즈니는 다양한 태블릿과 PC, 게임 콘솔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게임을 출시하고 디즈니 캐릭터 완구를 베이스에 올려놓으면 해당 캐릭터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Infinity Game’을 제공하고 있다. 드림웍 스의 경우 이와 유사한 전략을 자체 태블릿을 기반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키즈용 태블릿을 출시하는 업체들은 UI를 대폭 수정 하여 번들링으로 제공되는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 며, 일부 업체의 경우 구글 앱스토어와는 별도의 자체 앱스토어를 제공하 기도 한다.
이는 몇 가지 장점을 제공하는데, 첫째, 전세계의 수 많은 개발사들이 제공 하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용 교육용 모바일앱과 콘텐츠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 같은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에 편승 하는 것 이외에도 자체적인 런처와 UI 구성, 그리고 별도의 앱스토어를 통 해 번들링된 콘텐츠의 이용률을 높이고 제공되는 콘텐츠의 품질을 통제하 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개방형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활용함으로써 단말 개발에 걸리는 시 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콘텐츠의 직접 개발이나 수급 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들일 수 있으며, 이는 각 업체가 제공하는 키즈용 태블릿의 차별적 경쟁우위로 연결될 수 있다.
3. 자체 개발 플랫폼 기반의 키즈용 태블릿 사례
안드로이드가 아닌 직접 개발한 플랫폼 기반의 키즈용 태블릿을 출시하는 업체도 존재한다. LG전자와 LeapFrog社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 두 업체 는 모두 리눅스 기반의 자체 OS를 개발하여 키즈용 태블릿에 적용했다.
자체 OS를 개발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과정일 수 있다. 특히 해당 태블릿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앱도 자체 개발하거나, 다른 콘텐 츠 업체들이 해당 플랫폼에서 작동하는 앱을 개발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 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키즈용 태블릿에 비해 제공되는 콘텐츠 수가 적을 수 있다.
그러나 개발업체가 태블릿과 모바일앱의 퀄리티를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 다는 장점은 존재한다. 특히 태블릿을 이용하는 유아가 직접 모바일앱을 설치하거나 삭제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 의 태블릿 이용을 관리하고 유해 콘텐츠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이다.
학습용 콘텐츠와 부모용 관리 기능의 통합
키즈용 태블릿은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제공되는 태블릿과 몇 가지 차 이를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실제 이용자인 유아와 어린이를 위해 화려한 색상이나 캐릭터를 강조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부분 7인치 터치 스크린을 채택해 아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태블릿을 떨어뜨리는 경우를 대비해 내구성을 강화하고 케이스의 재질 역시 무독성 재질을 도입한다.
이 외에도 지나친 태블릿 이용이나 유해성 콘텐츠를 차단하기 위해 부모 를 위한 관리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이용시간을 제한하거나 모바일앱 설 치나 삭제를 불가능하게 하는 기능, 그리고 결제 기능을 사전에 차단하는 기능 등이 제공된다.
특히 최근 자녀가 자신의 단말이나 부모의 단말을 이용하다가 부모의 동 의 없이 유료 콘텐츠를 결제하는 일은 사회적 문제로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8세 아동이 6천달러를 인앱구매(in-app purchase)를 통 해 결제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애플은 부모 동의 없는 자 녀의 결제로 인해 소송을 당하기도 했으며, 지난 2014년 1월 총 3,250만 달 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FTC와 합의한 바 있다.한편, 중국 폭스콘처럼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업체가 등장하면서 키즈용 태블릿 시장의 진입장벽은 점 차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폭스콘은 2013년 11월 중국의 게임 개발사들과 협력해 교육용 태블릿 개발과 보급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9)했는데, 자체 브 랜드 제품의 판매뿐 아니라 시장 진입을 위한 콘텐츠 업체들에게 태블릿 을 공급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칩셋개발업체인 ‘드림탭’으로 키즈용 태블 릿 시장에 진입한 드림웍스 역시 자체 개발한 것이 아닌 Fubu社를 통해 태 블릿을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것은 풍부한 교육용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 는 더 많은 업체들이 새로운 수익기회로서 키즈용 태블릿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용 콘텐츠가 사전탑재되는 것은 모든 키즈 용 태블릿에서의 공통적인 것으로서, 키즈용 태블릿이 본질적으로 ‘교육시장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드림웍스의 캐릭터 기반 완구와의 결합 사례에서처럼 키즈용 태블릿은 디지털 콘텐츠나 온라인 서비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을 이용해 실제 종이책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도 있다.
즉, 키즈용 태블릿은 단말 그 자체의 성능이나 디자인이 경쟁력을 결정하 는 핵심 요인이 아니며, 태블릿을 활용하는 스마트러닝이나 교육용 게임 등 부가서비스와의 결합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 자나 LG전자와 같은 단말업체들은 아이와 부모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 는 다양한 콘텐츠 업체들과의 제휴를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금새 싫증을 내는 아이들의 특성을 반영해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가 필수적이다.
시사하는 바
키즈용 태블릿 시장은 새로운 니치마켓을 발굴하려는 IT 단말업체와 새로 운 수익기회를 추구하는 완구업체, 교육 콘텐츠 업체 등의 진입이 증가하 면서 경쟁이 점차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 워줄 수 있는 콘텐츠 업체들과 단말업체들간의 협력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키즈용 태블릿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으며, 특 히 공교육 현장에서 태블릿 활용을 강조하는 스마트러닝이 확산되고 있는 트렌드에 편승하여 더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다. 또한 유치원이나 어린이 대상의 테마파크 등도 키즈용 태블릿이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다. 즉, 어린 이 교육 시설을 대상으로 B2B 사업도 가능한 것이다.
한편, 유아의 태블릿 활용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아직 학습 효과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자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자칫 중독 현상 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10) 아이들의 경우 디지털 단말보다는 실제 종이 책을 읽거나 다른 아이들과의 놀이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기르거나 사 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며, 창의적이고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 역시 키즈 용 태블릿 단말과 부가서비스 시장을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 을 것이다.